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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나 이성민 정도의 내공일까?
그게 나의 유일한 경쟁력인 것 같다. 연기를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현장에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다는 건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그런 경험을 했던 내 또래 배우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배우로서의 연예 생활과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의 활동이 부딪칠 때가 있을 것 같다.
그 기간이 겹치면 혼란을 많이 겪는다. 연기를 할 때는 최대한 그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는데, 그럴 때는 그 캐릭터인 채로 무대에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변호인> 때도 그래서 많이 고생했다. 자신이 없지만 괴리감을 가진 채로 하는 수밖에 없다.
아이돌보다는 배우로 남게 될까?
사람 일이란 한 치 앞도 알수가 없는 거고, 시간이 지나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굳이 생명력으로 따지자면 아이돌은 수명이 아주 길진 않을 거다. 물론 많은 분이 아이돌로서 계속 찾아준다면 오래갈 수도 있겠지만 보통의 경우 아이돌의 수명은 한계가 있으니까. 연기 쪽으로는 나이의 폭이 넓은 편이니 먼 훗날 아저씨가 되어서도 할 수 있는직업이 있다면 연기쪽이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미생>에는 피와 살이 되는 아포리즘이 많이 등장했다. 각별히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나?
오 차장님의 대사 중 "기회에도 자격이 있다"는 얘기가 나에게 크게 와 닿았다. 장그래가 차장님에게 "기회를 주실 수 있는거 아닙니까?" 하고 대들 때 돌아온 대답이다. 나는 자격이 없음에도 좋은 기회를 누려왔고, 그런 기회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불특정 다수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게 현실일 것 같아 그 말이 슬프기도, 안쓰럽기도 했다.
스스로 자격이 없었다고 생각하나?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했으니까. 나는 애초부터 연기를 제대로 배운 사람이 아니니까 기회에도 자격이 필요했다면 <해를 품은 달>을 만날 수조차 없었을 거다. 배움을 많이 갖추고 제대로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갔을 거고.
연기란 특수한 분야니까. 언제나 원석을 알아보는 사람도 있고.
연기가 특수성이 있는 분야라면 그 특수성의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 바로 나다.
신뢰받는 젊은 배우가 되었다. 앞으로는 무엇을 더 보여주고 싶은가?
나를 믿을 수 있다고 누가 그러던가? 섣부른 생각일 수 있다고 전해주기 바란다(웃음).
